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Erik Erikson)은 정체성에 대하여 ‘자신의 내부에서 일관된 통일성을 유지하는 것과 다른 사람과의 본질적인 특성을 지속적으로 공유하는 것 모두를 의미하는 것’으로 정의했습니다. 환경이나 상황과 같은 외부적 요인에 의해 변화되지 않는 자신의 특성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의 정체성과 일반인의 정체성의 차이는 자신의 존재의 근간을 어디에 두는가에 있습니다. 일반인의 정체성의 근거가 유한하고 유동적인 세상에 속한 것들에 있다면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은 무한한 하나님의 세계에 근간을 둡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정체성은 하나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그리고 인간과 하나님이 창조하신 만물 사이의 관계 안에서 자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이 정립되기 시작합니다.
성경에 근거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의 참된 모습을 발견하는 일입니다. 또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이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한다는 것은 온전한 정체성은 믿음의 영역이며 종말론적이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리스도인의 삶은 그리스도인이 일평생 성화의 과정을 걷는 것처럼 예수 그리스도의 온전한 모습과 연합을 이룰 때까지 끊임없이 자신의 참된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또한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은 자신이 하나님의 자녀라는 인식이며 강한 확신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순간적으로 느끼는 확신이 아니라 신앙의 성숙과 함께 인식이 분명해지는 점진적 성숙의 과정이며, 강한 내적확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인에게 주신 최종 목표는 예수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는 것입니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은 하나님의 자녀들이 온전함에 이르는 것에 목적을 두며 모든 그리스도인이 최종 목표로 삼아야 할 말씀입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과 일치되어가는 자신의 모습을 믿음으로 바라보며 주님 앞에 서는 날까지 끊임없는 자신의 참된 모습을 찾아가야 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참된 자신을 찾아가는 사람은 인생의 목표를 분명히 깨달은 사람이며 하나님께서 그 목표를 향하여 달려가는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힘을 공급하시는 분이심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이 믿음의 비밀을 깨닫는 사람은 올바른 정체성을 지니고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달려갈 분명한 푯대와 에너지 공급원을 확보한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