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일 태권도신학 칼럼] 태권도 선교사의 책임 (16)
지난 칼럼에서는 태권도선교연합회의 필요성과 유용성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지금까지 태권도 선교는 놀라운 양적 성장을 이루어 왔습니다. 이제 그 성장이 성경적이며 선교신학적인 선교로 발전하고, 총체적인 태권도 선교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태권도 선교사들로부터 권위를 인정받는 연합회의 결정 아래 마련된 기준과 표준을 바탕으로 공통된 가치와 내용을 가지고 사역을 전개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만 효과적인 태권도 선교가 이루어질 수 있으며, 협력 선교와 연합회를 통한 전략 개발을 통해 질적인 성장도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태권도선교연합회가 감당해야 할 역할에 대해 몇 가지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첫째, 일반적으로 각 선교회는 고유한 비전과 특성에 따라 선교사 자격 기준을 제시합니다. 이러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선교사는 일정 기간 교육과 훈련을 통해 자격을 갖추도록 한 후 파송합니다.
1990년대부터 한국교회에 본격적인 선교 열풍이 일기 시작하면서, 파송 교단이나 선교회들 간의 경쟁으로 인해 자격이 없거나 준비가 부족한 선교사들이 다수 파송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그 결과, 선교지와 선교사들 사이에서 다양한 문제들이 생겨났으며, 이는 결국 오늘날 선교지를 오염시키는 원인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한 저명한 선교학자는 이러한 현실을 두고, “내가 선교사들의 인사권을 가지고 있다면, 대부분의 선교사들을 돌려보내겠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태권도 선교사는 태권도 지도자로서의 자격과,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로서의 능력을 함께 갖추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태권도를 잘하는 신앙 좋은 성도, 군대 초단이지만 선교에 열정을 가진 성도, 혹은 국가대표급 실력을 갖추었지만 복음 전파의 능력이 부족한 성도 등, 태권도와 선교 사이의 균형을 갖추지 못한 이들이 선교사로 파송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현실로 인해 태권도 선교는 여전히 일반 선교를 위한 부차적인 수단에 머물러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태권도선교연합회를 구성하여 성경적이며 선교신학적인 태권도 선교와 선교사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기준에 따라 적절한 선교훈련과 신학교육을 수료한 사람들 중에서 검증된 자들을 선별하여 파송함으로써, 한국교회 선교의 회복을 위해 앞장서야 합니다.
태권도선교연합회가 기준을 정하는 중요한 이유는 자격이 없는 선교사를 선별해 배제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목적은, 설정된 기준에 따라 태권도 선교사로서의 정체성과 사명을 분명히 인식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훈련하여, 자신의 사명을 올바로 감당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태권도 선교사들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훈련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특히 선교신학적으로 필요한 영역은, 적합한 역량을 갖춘 태권도 선교회나 선교사 훈련기관들과 협력하여, 태권도 기술체계와 선교신학이 균형을 이루는 총체적 태권도 선교를 수행할 수 있는 선교사로 세워야 합니다. 또한, 신학대학교의 선교학과와 협력하여 해당 과목들에 대한 위탁 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