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태권도연맹 시범단이 미국 NBC 방송의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인 America’s Got Talent에서 결승까지 진출한 적이 있습니다. 공중을 날고, 회전하며 차고, 격파하는 역동적인 퍼포먼스에 관객들은 눈앞에서 펼쳐지는 장면들에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시범이 끝나자 관객 전원이 일어나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
그 프로그램을 시청한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은, 대한민국 태권도의 강한 힘과 파괴력이 아름다운 예술적 동작으로 표현되는 모습을 보며 태권도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태권도의 정체성은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나 화려한 시범에 있지 않고, 여전히 그 정신체계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만약 기술 체계가 태권도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기준이 된다면, 더 멋지고 대중적인 스포츠형 무도가 등장할 경우, 세계는 태권도에 등을 돌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세계인이 태권도에 열광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태권도가 정신체계를 기반으로 그 위에 기술체계가 세워진, 가치의 천장이 높은 독특하고 균형 잡힌 수준 높은 스포츠형 무도라는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이 점은 태권도선교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총체적 태권도선교의 핵심은, 태권도의 정신체계를 수련 과정을 통해 기독교의 가치로 실천하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태권도 선교사는 단순히 기술체계 중심의 사역을 넘어서, 정신체계와 통합된 태권도를 가르칠 수 있어야 합니다.
국기원은 설립 50년 만에 태권도의 정신체계를 정립하여 발표했지만, 그에 따른 책임 있는 교육과 실천은 아직 매우 미흡한 실정입니다. 태권도 정신체계를 성경적으로 해석하고 기독교적 차원에서 실천하는 일은 총체적 태권도선교를 수행하는 데 필수적인 과정이며, 동시에 태권도의 역사성을 인식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국기원이 태권도 정신체계를 공식적으로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은 대한민국의 문턱조차 넘지 못한 채, 많은 국내 태권도 지도자들조차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마치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아이가 태어난 것처럼, 태권도인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바라기는 모든 기독 태권도인들이 태권도 정신체계를 기독교의 가치로 해석하고 (태권도 정신의 기독교적 해석에 대한 내용은 5월부터 칼럼을 통해 연재할 예정입니다) 그 가치를 실제 삶에서 실천함으로써 태권도를 통해 복음이 전파될 뿐 아니라, 일반 태권도 문화가 기독교적 문화로 정착되는 비전을 함께 나누고 실현해 가기를 소망합니다.
그래서 종교를 떠나, 모든 태권도 도장 안에서 수련자들이 서로 사랑하고 겸손히 섬기는 행동이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도록 훈련하며, 예수님을 알기 전에 먼저 예수님의 삶의 방식을 배워갈 수 있는 새로운 태권도장 문화를 세우는 일에 기독 태권도인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동참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