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5-18(월)

해외선교
Home >  해외선교

실시간뉴스
  • 오준섭 선교사 "짧은 삶, 긴 울림"
    조선에 복음이 절실히 필요하던 때, 미국에서 한 여성 독신 선교사가 자신의 삶을 내려놓고 이 땅을 향해 나아왔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루비 라헬 캔드릭입니다. 스물다섯의 젊은 나이에, 낯선 조선 땅 황해도 개성에 발을 디딘 그녀는 한영학원의 교사로, 또 교회의 주일학교 교사로 조용히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처음 마주한 시간들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세상과 단절된 듯한 깊은 외로움을 동반하기 때문입니다. 전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표현할 수 없고, 사람을 향한 사랑은 가득하지만 그 마음을 전할 길이 없다는 것은 참으로 답답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마음은 통했고, 언어는 서툴렀지만 사랑은 분명하게 전해졌습니다.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말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사실을, 그녀는 자신의 삶으로 증명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녀에게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았습니다. 1908년 여름, 갑작스러운 병이 그녀의 삶을 멈추게 했습니다. 급성 맹장염이었습니다. 오늘날이라면 쉽게 치료할 수 있는 병이지만, 당시에는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질병이었습니다. 그녀는 조선에서의 사역을 충분히 펼쳐보기도 전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너무나 짧은 생애였습니다. 사람의 눈으로 보면, 아직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마지막 순간, 한 문장을 남깁니다. “내가 죽거든, 텍사스의 청년들에게 전해 주십시오. 열 명씩, 스무 명씩, 쉰 명씩 한국으로 나오라고.” 어쩌면 그녀의 삶보다 더 길게 남은 것은 이 한 문장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 편지는 바다를 건너 텍사스의 한 청년 집회에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그 글을 읽은 다음 날, 또 하나의 소식이 도착했습니다. 바로 그녀의 죽음이었습니다. 슬픔이 그들을 덮었지만, 그 슬픔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되었습니다. 한 사람의 죽음이 다른 이들의 결단으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결국 스무 명이 넘는 청년들이 그녀를 대신하여 조선 선교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한 사람의 생애는 짧았지만, 그 한 사람의 순종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멀리, 더 깊이 이어졌습니다. 이 이야기를 묵상할 때마다 한 가지 질문이 떠오릅니다. “하나님은 왜 이렇게 일하실까?” 우리는 길게, 많이, 크게 이루어지기를 원합니다. 눈에 보이는 결과와 분명한 열매를 기대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때로 아주 짧은 순간을 통해, 아주 긴 이야기를 시작하십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 것 같은 자리에서조차 하나님은 새로운 부르심을 일으키십니다. 그래서 어떤 죽음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누군가의 시작이 됩니다. 어쩌면 우리의 삶도 그러할지 모릅니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 별로 대단해 보이지 않는 하루, 누군가에게는 아무 의미 없어 보이는 반복되는 시간들 속에서도 하나님은 여전히 일하고 계십니다. 우리가 알지 못할 뿐이고, 보지 못할 뿐입니다. 그래서 오늘, 조용히 다시 묻게 됩니다. “주님, 지금 제가 서 있는 이 자리가 주님께서 저를 부르신 자리입니까?” 그 질문 앞에서 “예”라고 답할 수 있다면, 그 하루는 이미 의미 있는 하루가 됩니다. 루비 라헬 캔드릭의 삶은 우리에게 분명히 말해 줍니다. 하나님은 길이로 일하지 않으시고, 깊이로 일하신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우리는 조용히 이 길을 걸어갑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닿을지 모르는 작은 불씨 하나를 품고...
    • 해외선교
    2026-04-29
  • 오준섭 선교사 “티 나지 않게, 그러나 분명히”
    선교지에서 지내다 보면 문득 이런 질문을 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지금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이 맞는 걸까.’ ‘눈에 보이는 열매가 없는데, 괜찮은 걸까.’ 세상은 늘 말합니다. 보여주어야 한다고, 증명해야 한다고, 성과가 있어야 의미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조용한 방식으로 일하시는 분이십니다. 조용히 준비되어 가는 시간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정해진 시간에 아이들을 만나고, 같은 말씀을 전하며, 비슷한 기도를 반복하는 날들이 이어집니다. 선교지의 하루는 대부분 특별하지 않습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기다림이 길어지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많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하나님께서는 요란한 순간보다 조용한 시간 속에서 사람을 빚어 가고 계셨음을 알게 됩니다. 사람은 눈에 보이는 결과로 안심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그 과정과 중심을 보십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 앞에 섰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진실하게 한 사람을 품었는지, 얼마나 큰 사역을 했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깊이 하나님 앞에 무릎 꿇었는지를 보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겉사람보다 속사람을 먼저 다루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때로는 아무 변화도 없는 것 같은 시간을 허락하시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자리에 머물게 하십니다. 그 시간 속에서 우리의 동기를 점검하시고, 사역의 방향을 묻고, “정말 나를 사랑하느냐” 다시 질문하십니다. 선교의 길을 걷다 보면 나도 모르게 목표가 흐려질 때가 있습니다. 사람들의 반응, 사역의 규모, 재정의 안정, 눈에 보이는 성장에 마음이 흔들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늘 같은 질문을 하십니다. “너는 무엇을 위해 이 자리에 있느냐.” 그 질문 앞에 서면 결국 다시 한 가지로 돌아오게 됩니다. "복음"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프로그램이 아니라 복음이었고, 현장을 붙들어 주는 힘은 기술이 아니라 말씀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앞서 나가지 않도록 붙잡으시고, 조급해하지 않도록 멈추게 하시며, 당신의 나라를 바라보게 하십니다. 선교지에는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끊임없이 찾아옵니다. 계획이 무너지고, 관계가 어려워지고, 마음이 지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하나님께서는 즉각적인 결과를 보여주시기보다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는 힘을 먼저 허락하십니다. 믿음은 때로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서 있게 하는 힘임을 그 시간 속에서 배우게 됩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날들 속에서도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일하고 계셨습니다. 아주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말입니다. 세상은 눈에 띄는 성공을 말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드러나지 않는 충성을 기뻐하십니다. 사람은 숫자를 바라보지만, 하나님께서는 마음을 보십니다. 그래서 오늘도 눈에 띄지 않아도, 박수가 없어도, 속도가 느려 보일지라도 이 길을 계속 걸어갑니다. 하나님께서 지금도 일하고 계시다는 그 한 가지 확신 때문입니다. 어쩌면 정말 중요한 일들은 언제나 이렇게 시작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티 나지 않게, 그러나 분명하게. 그리고 언젠가 고백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 하나님께서 하셨습니다.”
    • 태권도선교
    2026-02-12
  • 오준섭 선교사 “거룩은 능력입니다”
    거룩은 모양이 아닙니다. 말투나 표정, 겉으로 드러나는 태도의 문제가 아닙니다. 거룩은 능력입니다. 그리고 그 능력은 책 속이 아니라 삶의 자리에서만 드러납니다. 거룩함은 세상과의 단절이 아닙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 튀어 오르거나 왕따가 되라는 부르심도 아닙니다. 외로워질 필요도, 일부러 멀어질 필요도 없습니다. 거룩은 분리가 아니라 구별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 한가운데 서 있지만 방향이 다르고, 같은 길을 걷는 것 같아 보여도 붙드는 것이 다른 삶, 그것이 거룩입니다. 거룩한 삶에는 어쩔 수 없는 고독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버려진 고독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홀로 서는 고독입니다. 그 고독은 우리를 마르게 하지 않고 오히려 더 깊이 채웁니다.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배부를 것임이요.” 배고픔과 목마름은 결핍이 아니라 약속입니다. 더 채워지기 위한 자리이며 하나님이 일하실 공간입니다. 그래서 거룩해지기 위해 억지로 비우려 애쓸 필요도 없습니다. 더 애써 깨끗해지려 자신을 소모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그분으로 채워지면 됩니다. 그분이 오시면 자연스럽게 다른 것들은 힘을 잃고, 그분이 머무시면 삶의 결이 달라집니다. 나는 오늘, 나를 다듬기보다 나를 채우시는 분께 나아가려 합니다. 거룩해지겠다는 다짐보다 그분 앞에 머물겠다는 선택으로 나아가려 합니다. 나는 오늘도 그분으로 채워지렵니다.
    • 태권도선교
    2026-01-30
  • 오준섭 선교사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걷는 믿음의 길”
    돈키호테를 쓴 미겔 데 세르반테스는 한 인물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을 보여줍니다. 돈키호테는 “세상은 이렇게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이상주의자이고, 산초 판사는 “세상은 원래 이런 것이다”라고 말하는 현실주의자입니다. 서로 다른 세계관을 가진 이 둘은 늘 충돌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은 서로를 부정하기보다 서로를 닮아가기 시작합니다. 돈키호테는 산초에게 인생의 이상과 꿈을 보여주고, 산초는 돈키호테에게 현실 감각과 실용성을 가르쳐 줍니다. 완전한 이상주의자도 없고, 완전한 현실주의자도 없다는 사실을 이 이야기는 조용히 말해 줍니다. 중요한 것은 이상과 현실을 어떻게 조화롭게 연결하며 살아가느냐입니다. 꿈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계획과 준비, 그리고 능력이 없다면 꿈은 쉽게 몽상으로 남습니다. 반대로 꿈을 위해 계획하고, 준비하고, 실력을 차곡차곡 쌓아간다면 언젠가 찾아올 기회를 붙잡을 수 있는 사람이 됩니다. 그때 꿈은 더 이상 허공에 떠 있는 이상이 아니라 오늘을 움직이는 구체적인 비전이 됩니다. 우리는 비전을 끝까지 붙잡고 실천하는 사람을 ‘비저너리’라고 부릅니다. 현실이 아무리 어두워도 비전은 삶을 밝히는 에너지가 됩니다. 그러나 현실 속에서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다면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꿈은 결국 삶 속에서 실천될 때 능력이 되고 기쁨이 됩니다. 그리스도인의 정체성과 사명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믿음은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바라는 것을 실체로 만들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능력”입니다. 믿음의 사람은 하나님의 비전을 듣고,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분별하며, 계획을 세우고 구체적으로 준비합니다. 그리고 기회를 위해 기도하다가 기회가 오면 믿음으로 붙잡아 실행에 옮깁니다. 비전을 이루기 위한 준비에는 실행 전략과 예상되는 장애물, 그리고 대안까지 포함된 아주 실제적인 지혜가 필요합니다. 선교의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상만 있으면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고, 현실만 바라보면 쉽게 지치고 포기하게 됩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를 꿈꾸게 하시되, 동시에 오늘 해야 할 한 걸음을 보여주십니다. 때로는 예상치 못한 어려움 속에서도 성령 하나님은 용기와 지혜를 주시고, 길을 열어 주시며, 실제적인 도움으로 우리를 인도하십니다. 믿음의 사람은 현실을 외면하지 않되, 현실에 갇히지도 않습니다. 믿음의 증거는 말에 있지 않습니다. 비전을 품고, 계획하고, 준비하고, 기회를 위해 기도하며, 기회가 올 때 붙잡아 끝까지 해내는 삶에 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걷는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을 신뢰하고 의지하는 법을 배웁니다. 돈키호테와 산초처럼, 이상과 현실을 함께 품고 걸어갈 때 우리의 삶은 더 단단해지고, 하나님 나라의 비전은 오늘의 땅 위에서 조금씩 실현됩니다. 오늘도 우리는 묻습니다. “세상은 원래 이런 것일까, 아니면 이렇게 되어야 할까.” 그 질문 앞에서 믿음은 이렇게 답합니다. “하나님이 보여주신 비전을 붙잡고,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한 걸음을 내딛자.” 그 한 걸음이 쌓여 길이되고, 그 길 위에서 우리는 선교적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 태권도선교
    2026-01-23
  • TIA 필리핀 단기선교팀, 기도로 시작한 첫 사역…전도 시범 은혜 가운데 마쳐
    TIA 필리핀 단기선교팀이 지난 12일 첫 사역 일정을 기도로 준비하며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전도 시범 사역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번 사역은 전도를 앞두고 먼저 기도로 마음을 모으며 시작되었으며, 현장에 함께한 선교팀은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보호하심 속에서 모든 일정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선교팀 관계자는 “사역을 시작하기 전 함께 모여 기도하며 하나님께 모든 일정을 맡겨드렸다”라며 “그 결과 전도 시범 또한 은혜 가운데 잘 마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지에서는 선교팀의 방문을 반갑게 맞이하며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였고, 복음을 전하는 시간마다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는 모습도 이어졌다. TIA 단기선교팀은 앞으로 남은 일정 동안에도 복음 전파와 태권도 선교 사역, 지역 섬김 활동 등을 이어갈 예정이며, 더 많은 영혼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이 전해지기를 소망하고 있다. 선교팀은 “남은 모든 사역 일정 가운데도 하나님께서 동행해 주셔서 많은 영혼들에게 복음이 전해지는 귀한 시간이 되도록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 태권도선교
    2026-01-16
  • 오준섭 선교사 “필리핀의 길을 걷고 있는 예수”
    저는 처음 이 땅에 왔을 때, 예수님을 전하러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복음을 설명해야 했고, 말씀을 가르쳐야 했으며, 무언가를 해야 하는 사람으로 이 땅에 섰다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늘 앞을 보며 바쁘게 걸어왔습니다. 계획을 세우고 사역을 나누며 어떻게 하면 더 잘 전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면서 하루를 채워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발걸음을 멈추게 되는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비가 오던 오후였습니다. 비를 피하지 못한 아이들이 젖은 슬리퍼를 끌며 골목을 뛰어다녔고, 옷은 흙투성이였지만 웃음은 이유 없이 터져 나왔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저는 갑자기 이런 질문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지금 예수님은 어디에 계실까?" 그분은 아마 가장 큰 교회 안에 계시지 않으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잘 준비된 예배의 중심에 반드시 서 계시지도 않으셨을 것입니다. 오히려 비에 젖은 아이들 곁에서 함께 발을 적시며, 그 아이들의 속도에 맞추어 천천히 걸어가고 계셨을 것이라 마음에 떠올랐습니다. 설교하지 않으시고 훈계하지 않으시며, 그저 함께 웃어주시는 모습으로 말입니다. 선교를 하며 제가 가장 자주 빠지는 착각은 제가 예수님을 데려가고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저는 이 고백 앞에서 자주 멈추게 됩니다. 주님, 이미 그곳에 계셨군요. 지프니 안에서 하루 일당을 걱정하는 아버지 곁에도, 아픈 아이를 안고 말없이 기도하는 어머니 곁에도, 결과가 보이지 않아 홀로 무너지는 선교사의 밤에도 예수님은 이미 와 계셨습니다. 우리가 부르기 전부터, 우리가 설명하기 전부터 말입니다. 어느 날은 기도가 나오지 않았고, 말씀을 읽어도 마음에 닿지 않았습니다. 그날 밤 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가만히 앉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외롭지 않았습니다. 그 순간 저는 알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대답 대신 곁에 앉아 주시는 분이시라는 것을 말입니다. 필리핀의 길을 걸으며 저는 점점 확신하게 됩니다. 예수님은 성공한 사역의 중심보다, 지금도 흔들리는 삶의 가장자리에 더 자주 서 계신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래서 요즘 저는 예수님을 전하려 하기보다, 그분께서 이미 걷고 계신 길을 조심스럽게 따라 걷고 싶어졌습니다. 앞서가지도 뒤처지지도 않고, 그저 같은 속도로 동행하고 싶습니다. 어쩌면 선교란 새로운 길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이미 예수님께서 남겨 두신 발자국을 발견하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예수님은 필리핀의 길을 말없이 걷고 계시고, 저는 그 길 위에서 조용히 다시 고백합니다. 주님, 제가 아니라 주님께서 이 땅의 선교사이십니다.
    • 태권도선교
    2026-01-13

실시간 해외선교 기사

  • 오준섭 선교사 "짧은 삶, 긴 울림"
    조선에 복음이 절실히 필요하던 때, 미국에서 한 여성 독신 선교사가 자신의 삶을 내려놓고 이 땅을 향해 나아왔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루비 라헬 캔드릭입니다. 스물다섯의 젊은 나이에, 낯선 조선 땅 황해도 개성에 발을 디딘 그녀는 한영학원의 교사로, 또 교회의 주일학교 교사로 조용히 사역을 시작했습니다. 처음 마주한 시간들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세상과 단절된 듯한 깊은 외로움을 동반하기 때문입니다. 전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표현할 수 없고, 사람을 향한 사랑은 가득하지만 그 마음을 전할 길이 없다는 것은 참으로 답답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마음은 통했고, 언어는 서툴렀지만 사랑은 분명하게 전해졌습니다.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말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사실을, 그녀는 자신의 삶으로 증명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녀에게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았습니다. 1908년 여름, 갑작스러운 병이 그녀의 삶을 멈추게 했습니다. 급성 맹장염이었습니다. 오늘날이라면 쉽게 치료할 수 있는 병이지만, 당시에는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질병이었습니다. 그녀는 조선에서의 사역을 충분히 펼쳐보기도 전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너무나 짧은 생애였습니다. 사람의 눈으로 보면, 아직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마지막 순간, 한 문장을 남깁니다. “내가 죽거든, 텍사스의 청년들에게 전해 주십시오. 열 명씩, 스무 명씩, 쉰 명씩 한국으로 나오라고.” 어쩌면 그녀의 삶보다 더 길게 남은 것은 이 한 문장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그 편지는 바다를 건너 텍사스의 한 청년 집회에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그 글을 읽은 다음 날, 또 하나의 소식이 도착했습니다. 바로 그녀의 죽음이었습니다. 슬픔이 그들을 덮었지만, 그 슬픔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 되었습니다. 한 사람의 죽음이 다른 이들의 결단으로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결국 스무 명이 넘는 청년들이 그녀를 대신하여 조선 선교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한 사람의 생애는 짧았지만, 그 한 사람의 순종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멀리, 더 깊이 이어졌습니다. 이 이야기를 묵상할 때마다 한 가지 질문이 떠오릅니다. “하나님은 왜 이렇게 일하실까?” 우리는 길게, 많이, 크게 이루어지기를 원합니다. 눈에 보이는 결과와 분명한 열매를 기대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때로 아주 짧은 순간을 통해, 아주 긴 이야기를 시작하십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 것 같은 자리에서조차 하나님은 새로운 부르심을 일으키십니다. 그래서 어떤 죽음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누군가의 시작이 됩니다. 어쩌면 우리의 삶도 그러할지 모릅니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 별로 대단해 보이지 않는 하루, 누군가에게는 아무 의미 없어 보이는 반복되는 시간들 속에서도 하나님은 여전히 일하고 계십니다. 우리가 알지 못할 뿐이고, 보지 못할 뿐입니다. 그래서 오늘, 조용히 다시 묻게 됩니다. “주님, 지금 제가 서 있는 이 자리가 주님께서 저를 부르신 자리입니까?” 그 질문 앞에서 “예”라고 답할 수 있다면, 그 하루는 이미 의미 있는 하루가 됩니다. 루비 라헬 캔드릭의 삶은 우리에게 분명히 말해 줍니다. 하나님은 길이로 일하지 않으시고, 깊이로 일하신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우리는 조용히 이 길을 걸어갑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닿을지 모르는 작은 불씨 하나를 품고...
    • 해외선교
    2026-04-29
  • 오준섭 선교사 “티 나지 않게, 그러나 분명히”
    선교지에서 지내다 보면 문득 이런 질문을 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지금 내가 걷고 있는 이 길이 맞는 걸까.’ ‘눈에 보이는 열매가 없는데, 괜찮은 걸까.’ 세상은 늘 말합니다. 보여주어야 한다고, 증명해야 한다고, 성과가 있어야 의미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조용한 방식으로 일하시는 분이십니다. 조용히 준비되어 가는 시간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정해진 시간에 아이들을 만나고, 같은 말씀을 전하며, 비슷한 기도를 반복하는 날들이 이어집니다. 선교지의 하루는 대부분 특별하지 않습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기다림이 길어지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많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하나님께서는 요란한 순간보다 조용한 시간 속에서 사람을 빚어 가고 계셨음을 알게 됩니다. 사람은 눈에 보이는 결과로 안심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언제나 그 과정과 중심을 보십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 앞에 섰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진실하게 한 사람을 품었는지, 얼마나 큰 사역을 했는지가 아니라 얼마나 깊이 하나님 앞에 무릎 꿇었는지를 보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겉사람보다 속사람을 먼저 다루시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때로는 아무 변화도 없는 것 같은 시간을 허락하시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자리에 머물게 하십니다. 그 시간 속에서 우리의 동기를 점검하시고, 사역의 방향을 묻고, “정말 나를 사랑하느냐” 다시 질문하십니다. 선교의 길을 걷다 보면 나도 모르게 목표가 흐려질 때가 있습니다. 사람들의 반응, 사역의 규모, 재정의 안정, 눈에 보이는 성장에 마음이 흔들리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늘 같은 질문을 하십니다. “너는 무엇을 위해 이 자리에 있느냐.” 그 질문 앞에 서면 결국 다시 한 가지로 돌아오게 됩니다. "복음"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프로그램이 아니라 복음이었고, 현장을 붙들어 주는 힘은 기술이 아니라 말씀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앞서 나가지 않도록 붙잡으시고, 조급해하지 않도록 멈추게 하시며, 당신의 나라를 바라보게 하십니다. 선교지에는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끊임없이 찾아옵니다. 계획이 무너지고, 관계가 어려워지고, 마음이 지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하나님께서는 즉각적인 결과를 보여주시기보다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는 힘을 먼저 허락하십니다. 믿음은 때로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서 있게 하는 힘임을 그 시간 속에서 배우게 됩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날들 속에서도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일하고 계셨습니다. 아주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말입니다. 세상은 눈에 띄는 성공을 말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드러나지 않는 충성을 기뻐하십니다. 사람은 숫자를 바라보지만, 하나님께서는 마음을 보십니다. 그래서 오늘도 눈에 띄지 않아도, 박수가 없어도, 속도가 느려 보일지라도 이 길을 계속 걸어갑니다. 하나님께서 지금도 일하고 계시다는 그 한 가지 확신 때문입니다. 어쩌면 정말 중요한 일들은 언제나 이렇게 시작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티 나지 않게, 그러나 분명하게. 그리고 언젠가 고백하게 될 것입니다. “결국, 하나님께서 하셨습니다.”
    • 태권도선교
    2026-02-12
  • 오준섭 선교사 “거룩은 능력입니다”
    거룩은 모양이 아닙니다. 말투나 표정, 겉으로 드러나는 태도의 문제가 아닙니다. 거룩은 능력입니다. 그리고 그 능력은 책 속이 아니라 삶의 자리에서만 드러납니다. 거룩함은 세상과의 단절이 아닙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 튀어 오르거나 왕따가 되라는 부르심도 아닙니다. 외로워질 필요도, 일부러 멀어질 필요도 없습니다. 거룩은 분리가 아니라 구별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 한가운데 서 있지만 방향이 다르고, 같은 길을 걷는 것 같아 보여도 붙드는 것이 다른 삶, 그것이 거룩입니다. 거룩한 삶에는 어쩔 수 없는 고독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버려진 고독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홀로 서는 고독입니다. 그 고독은 우리를 마르게 하지 않고 오히려 더 깊이 채웁니다.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배부를 것임이요.” 배고픔과 목마름은 결핍이 아니라 약속입니다. 더 채워지기 위한 자리이며 하나님이 일하실 공간입니다. 그래서 거룩해지기 위해 억지로 비우려 애쓸 필요도 없습니다. 더 애써 깨끗해지려 자신을 소모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그분으로 채워지면 됩니다. 그분이 오시면 자연스럽게 다른 것들은 힘을 잃고, 그분이 머무시면 삶의 결이 달라집니다. 나는 오늘, 나를 다듬기보다 나를 채우시는 분께 나아가려 합니다. 거룩해지겠다는 다짐보다 그분 앞에 머물겠다는 선택으로 나아가려 합니다. 나는 오늘도 그분으로 채워지렵니다.
    • 태권도선교
    2026-01-30
  • 오준섭 선교사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걷는 믿음의 길”
    돈키호테를 쓴 미겔 데 세르반테스는 한 인물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을 보여줍니다. 돈키호테는 “세상은 이렇게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이상주의자이고, 산초 판사는 “세상은 원래 이런 것이다”라고 말하는 현실주의자입니다. 서로 다른 세계관을 가진 이 둘은 늘 충돌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은 서로를 부정하기보다 서로를 닮아가기 시작합니다. 돈키호테는 산초에게 인생의 이상과 꿈을 보여주고, 산초는 돈키호테에게 현실 감각과 실용성을 가르쳐 줍니다. 완전한 이상주의자도 없고, 완전한 현실주의자도 없다는 사실을 이 이야기는 조용히 말해 줍니다. 중요한 것은 이상과 현실을 어떻게 조화롭게 연결하며 살아가느냐입니다. 꿈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계획과 준비, 그리고 능력이 없다면 꿈은 쉽게 몽상으로 남습니다. 반대로 꿈을 위해 계획하고, 준비하고, 실력을 차곡차곡 쌓아간다면 언젠가 찾아올 기회를 붙잡을 수 있는 사람이 됩니다. 그때 꿈은 더 이상 허공에 떠 있는 이상이 아니라 오늘을 움직이는 구체적인 비전이 됩니다. 우리는 비전을 끝까지 붙잡고 실천하는 사람을 ‘비저너리’라고 부릅니다. 현실이 아무리 어두워도 비전은 삶을 밝히는 에너지가 됩니다. 그러나 현실 속에서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다면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꿈은 결국 삶 속에서 실천될 때 능력이 되고 기쁨이 됩니다. 그리스도인의 정체성과 사명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믿음은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바라는 것을 실체로 만들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능력”입니다. 믿음의 사람은 하나님의 비전을 듣고,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분별하며, 계획을 세우고 구체적으로 준비합니다. 그리고 기회를 위해 기도하다가 기회가 오면 믿음으로 붙잡아 실행에 옮깁니다. 비전을 이루기 위한 준비에는 실행 전략과 예상되는 장애물, 그리고 대안까지 포함된 아주 실제적인 지혜가 필요합니다. 선교의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상만 있으면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고, 현실만 바라보면 쉽게 지치고 포기하게 됩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를 꿈꾸게 하시되, 동시에 오늘 해야 할 한 걸음을 보여주십니다. 때로는 예상치 못한 어려움 속에서도 성령 하나님은 용기와 지혜를 주시고, 길을 열어 주시며, 실제적인 도움으로 우리를 인도하십니다. 믿음의 사람은 현실을 외면하지 않되, 현실에 갇히지도 않습니다. 믿음의 증거는 말에 있지 않습니다. 비전을 품고, 계획하고, 준비하고, 기회를 위해 기도하며, 기회가 올 때 붙잡아 끝까지 해내는 삶에 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걷는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을 신뢰하고 의지하는 법을 배웁니다. 돈키호테와 산초처럼, 이상과 현실을 함께 품고 걸어갈 때 우리의 삶은 더 단단해지고, 하나님 나라의 비전은 오늘의 땅 위에서 조금씩 실현됩니다. 오늘도 우리는 묻습니다. “세상은 원래 이런 것일까, 아니면 이렇게 되어야 할까.” 그 질문 앞에서 믿음은 이렇게 답합니다. “하나님이 보여주신 비전을 붙잡고,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한 걸음을 내딛자.” 그 한 걸음이 쌓여 길이되고, 그 길 위에서 우리는 선교적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 태권도선교
    2026-01-23
  • TIA 필리핀 단기선교팀, 기도로 시작한 첫 사역…전도 시범 은혜 가운데 마쳐
    TIA 필리핀 단기선교팀이 지난 12일 첫 사역 일정을 기도로 준비하며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전도 시범 사역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번 사역은 전도를 앞두고 먼저 기도로 마음을 모으며 시작되었으며, 현장에 함께한 선교팀은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보호하심 속에서 모든 일정을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선교팀 관계자는 “사역을 시작하기 전 함께 모여 기도하며 하나님께 모든 일정을 맡겨드렸다”라며 “그 결과 전도 시범 또한 은혜 가운데 잘 마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지에서는 선교팀의 방문을 반갑게 맞이하며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였고, 복음을 전하는 시간마다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는 모습도 이어졌다. TIA 단기선교팀은 앞으로 남은 일정 동안에도 복음 전파와 태권도 선교 사역, 지역 섬김 활동 등을 이어갈 예정이며, 더 많은 영혼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이 전해지기를 소망하고 있다. 선교팀은 “남은 모든 사역 일정 가운데도 하나님께서 동행해 주셔서 많은 영혼들에게 복음이 전해지는 귀한 시간이 되도록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 태권도선교
    2026-01-16
  • 오준섭 선교사 “필리핀의 길을 걷고 있는 예수”
    저는 처음 이 땅에 왔을 때, 예수님을 전하러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복음을 설명해야 했고, 말씀을 가르쳐야 했으며, 무언가를 해야 하는 사람으로 이 땅에 섰다고 여겼습니다. 그래서 늘 앞을 보며 바쁘게 걸어왔습니다. 계획을 세우고 사역을 나누며 어떻게 하면 더 잘 전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면서 하루를 채워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발걸음을 멈추게 되는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비가 오던 오후였습니다. 비를 피하지 못한 아이들이 젖은 슬리퍼를 끌며 골목을 뛰어다녔고, 옷은 흙투성이였지만 웃음은 이유 없이 터져 나왔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저는 갑자기 이런 질문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지금 예수님은 어디에 계실까?" 그분은 아마 가장 큰 교회 안에 계시지 않으셨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잘 준비된 예배의 중심에 반드시 서 계시지도 않으셨을 것입니다. 오히려 비에 젖은 아이들 곁에서 함께 발을 적시며, 그 아이들의 속도에 맞추어 천천히 걸어가고 계셨을 것이라 마음에 떠올랐습니다. 설교하지 않으시고 훈계하지 않으시며, 그저 함께 웃어주시는 모습으로 말입니다. 선교를 하며 제가 가장 자주 빠지는 착각은 제가 예수님을 데려가고 있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저는 이 고백 앞에서 자주 멈추게 됩니다. 주님, 이미 그곳에 계셨군요. 지프니 안에서 하루 일당을 걱정하는 아버지 곁에도, 아픈 아이를 안고 말없이 기도하는 어머니 곁에도, 결과가 보이지 않아 홀로 무너지는 선교사의 밤에도 예수님은 이미 와 계셨습니다. 우리가 부르기 전부터, 우리가 설명하기 전부터 말입니다. 어느 날은 기도가 나오지 않았고, 말씀을 읽어도 마음에 닿지 않았습니다. 그날 밤 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가만히 앉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외롭지 않았습니다. 그 순간 저는 알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대답 대신 곁에 앉아 주시는 분이시라는 것을 말입니다. 필리핀의 길을 걸으며 저는 점점 확신하게 됩니다. 예수님은 성공한 사역의 중심보다, 지금도 흔들리는 삶의 가장자리에 더 자주 서 계신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그래서 요즘 저는 예수님을 전하려 하기보다, 그분께서 이미 걷고 계신 길을 조심스럽게 따라 걷고 싶어졌습니다. 앞서가지도 뒤처지지도 않고, 그저 같은 속도로 동행하고 싶습니다. 어쩌면 선교란 새로운 길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이미 예수님께서 남겨 두신 발자국을 발견하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예수님은 필리핀의 길을 말없이 걷고 계시고, 저는 그 길 위에서 조용히 다시 고백합니다. 주님, 제가 아니라 주님께서 이 땅의 선교사이십니다.
    • 태권도선교
    2026-01-13
  • 오준섭 선교사 “매일의 일상 속의 선교”
    어머니가 중요합니까, 아내가 중요합니까라는 질문 앞에서 중국 알리바바 그룹 회장 마원(잭 마)이 했다는 한 대답이 오래 마음에 남습니다. 그의 말은 단순한 가족 철학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과 책임을 꿰뚫는 통찰처럼 들립니다. 그는 말합니다. 어머니는 나를 낳아주셨기 때문에 어머니가 나에게 잘해주는 것은 어쩌면 의무에 가깝지만, 아내는 장모님이 낳아주셨기 때문에 아내가 나에게 잘해주는 것은 결코 의무가 아니라고 말입니다. 어머니가 나를 낳을 때의 고통은 아버지가 만든 것이기에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잘해야 할 책임이 있지만, 아내가 아이를 낳을 때 겪는 고통은 바로 내가 만든 것이기에 남편인 나는 당연히 아내에게 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머니는 내가 어떻게 해도 영원히 나의 어머니로 남아 있지만, 아내는 내가 지키지 않으면 남의 아내가 될 수 있는 사람이고, 어머니는 내 인생의 앞부분을 책임지셨지만 아내는 내 인생의 후반 대부분을 함께 살아갈 사람이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그는 말합니다. 어머니는 아내를 따뜻하게 품어주셔야 하고, 나는 아내에게 평생 감사해야 한다고, 왜냐하면 어머니의 노년을 돌보는 손길 역시 결국 아내의 손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입니다. 마원이 정의한 아내는 이런 사람입니다. 바가지를 긁으면서도 그 바가지로 가족의 밥을 짓는 사람이고, 아이들을 혼내고 돌아서서 아이들보다 더 많이 우는 사람이며, 친정에 가서도 남편의 편이 되어 자기 것을 내려놓는 사람이고, 남편과 아이들만 바라보다가 어느 날 조용히 세상을 떠나는 사람이며, 사랑을 주면 줄수록 수줍어지고 예뻐지는 사람이고, 살이 찌고 주름이 늘어도 ‘엄마’라는 이름으로 여전히 아름다운 사람이며, 가족이 먹다 남은 밥을 먹으면서도 감사할 줄 알고, 천 원을 잃어버리면 가슴 아파하면서도 남편과 자식을 위해서는 자신을 아끼지 않는 사람이며, “수고했어, 사랑해”라는 말 한마디에 다시 살아갈 힘을 얻는 사람입니다. 아내는 때로 엄마로, 아내로, 며느리로, 직장인으로 하루에 네 사람의 몫을 살아내는 무한한 에너지의 사람처럼 보이지만, 그런 아내에게도 언젠가는 지치고 늙고 힘이 다 빠져버리는 날이 오고, 그때 아내의 에너지를 다시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남편 단 한 사람뿐이라고 그는 말합니다. 이 이야기를 곱씹다 보면 선교는 멀리 떠나는 일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장 가까운 자리, 가장 익숙한 얼굴, 바로 아내라는 이름의 선교지에서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어쩌면 가장 어렵고도 가장 중요한 선교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편의 따뜻한 포옹 하나와 진심 어린 “고마워, 사랑해”라는 말 한마디가 아내에게는 하나님의 위로가 되어 돌아오고, 그 작은 사랑의 반복이 가정을 살리고 사람을 살리며 결국 세상을 살리는 선교가 됩니다. 아내는 아주 작은 말에 상처 받고 아주 작은 사랑에 깊이 감동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니 평생토록 아끼고 존중하고 사랑해야 하지 않을까요. 주님께서우 리에게 맡기신 가장 가까운 사명, 매일의 일상속의 선교는 어쩌면 오늘 집으로 돌아가 아내의 손을 잡아주는 일에서 시작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태권도선교
    2026-01-08
비밀번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