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7-31(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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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섭 선교사 “한 사람의 향기가 남긴 것”./사진제공=오준섭 선교사

‘고려대 명물’이라 불리던 영철버거의 주인, 이영철 사장님이 5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암 투병 끝에 맞이한 이별이었지만, 그분의 삶은 너무도 선명하게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었습니다.


2000년, 리어카에서 1,000원짜리 햄버거를 팔기 시작한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값싼 버거 하나로 배고픈 학생들의 허기를 채워주던 그분은, 2004년부터 매년 2천만 원씩을 기부하며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영철 장학금’을 전했습니다.


원재료 값이 올라 한 개를 팔 때마다 200원의 적자가 나던 시기에도 그는 ‘1,000원의 약속’을 지켰고, 버거값을 올리지 않았습니다. 2015년 잠시 문을 닫았을 때조차, 학생들은 그 가게를 잊지 않았습니다.


고려대 학생들의 크라우드펀딩으로 다시 문을 열었고, 영철버거는 다시 ‘명물’이 되었습니다. 그의 부고장에는 1,400건이 넘는 추모의 글이 이어졌고, 누군가는 “더 자주 찾아뵙지 못한 게 후회된다”며 눈물을 남겼다고 합니다.


그는 버거를 팔았지만, 사실은 사람들의 마음을 채웠던 분이었습니다. 장학금으로는 배고픔이 아니라 꿈을 후원했고, 약속을 지키는 삶으로는 신뢰를 남겼습니다. 그 따뜻한 나눔의 정신은 이제 ‘고려대 명물’이 아니라,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은 한 사람의 향기가 되었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굳이 나눈다면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사는 사람과, 다른 사람을 위해 사는 사람으로 나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 세상이 아직 완전히 무너지지 않고 조금이나마 아름답게 돌아가는 이유는, 자신보다 타인을 먼저 생각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도 그렇습니다. 이름조차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국의 땅으로 들어와 학교를 세우고, 병원을 짓고, 복음을 전하다가 생을 마감한 수많은 선교사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이 오로지 자신만을 위해 살았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성경에는 도르가라는 여인이 등장합니다. 그녀가 죽었을 때, 과부들이 베드로 곁에 서서 울며 도르가가 생전에 지어주었던 속옷과 겉옷을 내보입니다. 그 옷들은 단순한 옷이 아니라, 그녀가 어떻게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였습니다.


도르가는 말로 복음을 전하지 않았지만, 삶으로 복음을 입었습니다. 그래서 그녀가 죽었을 때, 사람들은 그녀의 ‘존재’를 잃은 슬픔으로 울었습니다.


영철버거의 이영철 사장님 같은 분, 그리고 도르가 같은 사람들이 있기에 이 세상은 아직도 은은한 향기를 내며 돌아갑니다.


저도 그런 삶을 살고 싶습니다. 언젠가 제 인생이 끝나는 날, 사람들이 제 직함이나 성과가 아니라 “그 사람 참 따뜻했지”라고 기억해주는 삶,  함께 울어주고, 나누어주고, 자기 몫을 조금 덜 챙기며 살아간 삶으로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는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


선교란 어쩌면 멀리 떠나는 일이 아니라, 내가 서 있는 자리에서 도르가처럼, 이영철 사장님처럼 사람의 마음을 살리는 삶을 사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베드로가 일어나 그들과 함께 가서 이르매 모든 과부가 베드로 곁에 서서 울며 도르가가 그들과 함께 있을 때에 지은 옷을 다 내보이거늘…” (사도행전 9:39)


주님, 제가 남기는 것이 말이 아니라 삶이 되게 하소서.


제가 떠난자리에서 사람들이 제 흔적을 보며 하나님의 사랑을 기억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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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섭 선교사 “한 사람의 향기가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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