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9-12(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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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섭 선교사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걷는 믿음의 길”./사진제공=오준섭 선교사

돈키호테를 쓴 미겔 데 세르반테스는 한 인물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두 개의 시선을 보여줍니다. 돈키호테는 “세상은 이렇게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이상주의자이고, 산초 판사는 “세상은 원래 이런 것이다”라고 말하는 현실주의자입니다. 서로 다른 세계관을 가진 이 둘은 늘 충돌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들은 서로를 부정하기보다 서로를 닮아가기 시작합니다. 돈키호테는 산초에게 인생의 이상과 꿈을 보여주고, 산초는 돈키호테에게 현실 감각과 실용성을 가르쳐 줍니다. 완전한 이상주의자도 없고, 완전한 현실주의자도 없다는 사실을 이 이야기는 조용히 말해 줍니다. 중요한 것은 이상과 현실을 어떻게 조화롭게 연결하며 살아가느냐입니다.


꿈은 중요합니다. 그러나 계획과 준비, 그리고 능력이 없다면 꿈은 쉽게 몽상으로 남습니다. 반대로 꿈을 위해 계획하고, 준비하고, 실력을 차곡차곡 쌓아간다면 언젠가 찾아올 기회를 붙잡을 수 있는 사람이 됩니다. 그때 꿈은 더 이상 허공에 떠 있는 이상이 아니라 오늘을 움직이는 구체적인 비전이 됩니다.


우리는 비전을 끝까지 붙잡고 실천하는 사람을 ‘비저너리’라고 부릅니다. 현실이 아무리 어두워도 비전은 삶을 밝히는 에너지가 됩니다. 그러나 현실 속에서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다면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꿈은 결국 삶 속에서 실천될 때 능력이 되고 기쁨이 됩니다.


그리스도인의 정체성과 사명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믿음은 막연한 기대가 아니라 “바라는 것을 실체로 만들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능력”입니다. 믿음의 사람은 하나님의 비전을 듣고,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분별하며, 계획을 세우고 구체적으로 준비합니다. 그리고 기회를 위해 기도하다가 기회가 오면 믿음으로 붙잡아 실행에 옮깁니다. 비전을 이루기 위한 준비에는 실행 전략과 예상되는 장애물, 그리고 대안까지 포함된 아주 실제적인 지혜가 필요합니다.


선교의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상만 있으면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고, 현실만 바라보면 쉽게 지치고 포기하게 됩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를 꿈꾸게 하시되, 동시에 오늘 해야 할 한 걸음을 보여주십니다. 때로는 예상치 못한 어려움 속에서도 성령 하나님은 용기와 지혜를 주시고, 길을 열어 주시며, 실제적인 도움으로 우리를 인도하십니다.


믿음의 사람은 현실을 외면하지 않되, 현실에 갇히지도 않습니다. 믿음의 증거는 말에 있지 않습니다. 비전을 품고, 계획하고, 준비하고, 기회를 위해 기도하며, 기회가 올 때 붙잡아 끝까지 해내는 삶에 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걷는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하나님을 신뢰하고 의지하는 법을 배웁니다.


돈키호테와 산초처럼, 이상과 현실을 함께 품고 걸어갈 때 우리의 삶은 더 단단해지고, 하나님 나라의 비전은 오늘의 땅 위에서 조금씩 실현됩니다.


오늘도 우리는 묻습니다.


“세상은 원래 이런 것일까, 아니면 이렇게 되어야 할까.”


그 질문 앞에서 믿음은 이렇게 답합니다.


“하나님이 보여주신 비전을 붙잡고,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한 걸음을 내딛자.”


그 한 걸음이 쌓여 길이되고, 그 길 위에서 우리는 선교적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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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준섭 선교사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걷는 믿음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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