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은 모양이 아닙니다. 말투나 표정, 겉으로 드러나는 태도의 문제가 아닙니다. 거룩은 능력입니다. 그리고 그 능력은 책 속이 아니라 삶의 자리에서만 드러납니다.
거룩함은 세상과의 단절이 아닙니다. 사람들 사이에서 혼자 튀어 오르거나 왕따가 되라는 부르심도 아닙니다. 외로워질 필요도, 일부러 멀어질 필요도 없습니다. 거룩은 분리가 아니라 구별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 한가운데 서 있지만 방향이 다르고, 같은 길을 걷는 것 같아 보여도 붙드는 것이 다른 삶, 그것이 거룩입니다.
거룩한 삶에는 어쩔 수 없는 고독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버려진 고독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홀로 서는 고독입니다. 그 고독은 우리를 마르게 하지 않고 오히려 더 깊이 채웁니다.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배부를 것임이요.”
배고픔과 목마름은 결핍이 아니라 약속입니다. 더 채워지기 위한 자리이며 하나님이 일하실 공간입니다. 그래서 거룩해지기 위해 억지로 비우려 애쓸 필요도 없습니다. 더 애써 깨끗해지려 자신을 소모할 필요도 없습니다. 다만, 그분으로 채워지면 됩니다. 그분이 오시면 자연스럽게 다른 것들은 힘을 잃고, 그분이 머무시면 삶의 결이 달라집니다.
나는 오늘, 나를 다듬기보다 나를 채우시는 분께 나아가려 합니다. 거룩해지겠다는 다짐보다 그분 앞에 머물겠다는 선택으로 나아가려 합니다.
나는 오늘도 그분으로 채워지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