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9-12(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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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일 태권도신학 연구소장./태권도선교신문 DB

태권도를 선교의 도구로 사용하는 사역은 매우 효과적인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태권도는 사람들을 자연스럽게 만나게 하고 신뢰를 형성하며 관계를 시작하게 하는 훌륭한 매개체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사역이 사람을 모으는 프로그램의 수준에 머문다면, 태권도장은 여전히 잘 운영되는 체육 교육기관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렵습니다. 총체적 태권도선교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태권도장을 프로그램형 선교에서 전이 공동체를 거쳐 신앙공동체로 성장해 가는 선교적 과정으로 이해합니다.


첫 번째 단계는 프로그램형 선교입니다. 이 단계에서 태권도는 사람들을 모으고 관계를 시작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지도자는 전문성을 갖춘 사범으로 신뢰를 얻고, 수련자들은 안전하고 의미 있는 교육을 경험합니다. 그러나 공동체의 중심은 여전히 태권도 프로그램과 교육 활동에 있으며, 지도자와 수련자의 관계도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이라는 기능적 관계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따라서 이 단계는 선교의 중요한 출발점이지만 아직 공동체라고 부르기는 어렵습니다.


다음 단계는 전이 공동체(Transitional Community) 입니다. 전이 공동체는 아직 신앙공동체는 아니지만, 신앙공동체를 향하여 지속적으로 형성되어 가는 과정적 공동체입니다. 이 단계에서 가장 먼저 일어나는 변화는 공동체의 목적입니다. 사람을 모으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이제는 사람을 형성하는 것이 목적이 됩니다. 기술의 향상보다 인격의 성장, 경기력보다 삶의 변화가 더 중요한 가치가 됩니다.


이와 함께 공동체의 구조와 문화도 변화합니다. 경쟁보다 협력이, 개인의 성취보다 공동체의 성장이 강조됩니다.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을 돕고, 실수한 사람을 정죄하기보다 회복시키며, 서로를 배려하고 책임지는 문화가 형성됩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운영 방식의 개선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준비하는 공동체적 토양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전이 공동체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관계입니다. 공동체는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지지 않고 관계 속에서 형성됩니다. 지도자는 기술을 가르치는 사범을 넘어 삶을 함께 나누는 멘토가 되고, 수련자들도 서로를 경쟁자가 아니라 함께 성장하는 동역자로 받아들이기 시작합니다. 이러한 관계 안에서 신뢰가 형성되고, 서로의 삶을 돌보는 공동체성이 자라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선교사는 공동체 안에서 일어나는 경험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서로를 용납하고 배려하며 끝까지 책임지는 삶이 왜 가치 있는지 설명하고, 공동체가 추구하는 가치가 인간적인 미덕에 머물지 않도록 삶의 방향을 제시합니다. 그러나 전이 공동체의 목적은 아직 공동체 자체를 신앙공동체로 선언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그것은 사람들이 복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관계와 문화, 그리고 마음의 토양을 준비하는 데 있습니다.


이러한 준비가 성숙하면 공동체는 신앙공동체로 성장하게 됩니다. 신앙공동체는 단순히 좋은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공동체의 중심으로 고백하는 공동체입니다. 공동체 안에서 경험한 사랑과 용서, 희생과 섬김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안에서 새롭게 해석되고,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 예배와 성령의 역사 안에서 공동체의 정체성이 형성됩니다. 공동체의 중심이 더 이상 사람이나 프로그램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가 될 때 비로소 신앙공동체가 세워집니다.


따라서 전이 공동체와 신앙공동체는 서로 대립되는 개념이 아니라 연속적인 과정입니다. 전이 공동체는 신앙공동체를 준비하는 공동체이며, 신앙공동체는 전이 공동체가 성숙하여 도달하는 공동체의 모습입니다. 전이 공동체가 관계와 문화, 삶을 통하여 복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토양을 준비한다면, 신앙공동체는 그 토양 위에 말씀과 성령으로 세워지는 하나님 나라의 공동체입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태권도 선교사의 역할도 변화합니다. 선교사는 단순한 프로그램 운영자가 아니라 공동체를 형성하는 선교적 지도자입니다. 사람들을 연결하고, 공동체 문화를 세우며, 삶을 해석하고, 적절한 때에 복음을 제시하여 전이 공동체가 신앙공동체로 성장하도록 섬깁니다.


결국 총체적 태권도선교는 태권도를 잘 가르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목적은 태권도를 통하여 사람들을 만나고, 전이 공동체를 형성하며, 그 공동체가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하는 신앙공동체로 성장하도록 돕는 데 있습니다. 사람들은 태권도를 통해 공동체 안으로 들어오지만, 관계를 통하여 변화되고, 복음을 통하여 새로워지며, 마침내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세워집니다. 이것이 총체적 태권도선교가 지향하는 공동체 형성의 과정입니다.

 

이렇게 재구성하면 프로그램형 선교전이 공동체신앙 공동체가 각각 고유한 목적과 역할을 가진 연속적인 단계로 분명하게 구분됩니다특히 전이 공동체는 '복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관계와 문화삶의 토양을 준비하는 공동체', ‘신앙공동체는 말씀과 성령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형성된 공동체'라는 구분이 명확해져앞으로 전개할 '신앙공동체를 지향하는 전이 공동체'라는 핵심 개념도 더욱 견고한 신학적 구조를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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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일 태권도신학 칼럼] 프로그램형 선교에서 전이 공동체를 거쳐 신앙공동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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